2024년 5월 31일 금요일

척추 건강을 위한 필수 정보: 디스크 예방부터 치료까지

 한국에서 진료비 1위인 질병이 암도 감기도 아닌 척추 관련 질환이라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이는 허리가 그만큼 많이 아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허리가 아픈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바로 나쁜 자세, 노화로 인한 골다공증, 그리고 척추 디스크입니다.



척추는 목뼈 7개, 등뼈 12개, 허리뼈 5개, 엉치뼈 5개, 꼬리뼈 4개로 총 33개의 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척추뼈 한가운데 큰 구멍이 있고, 이 구멍 안에는 척수가 있어 척추뼈가 이를 둘러싸고 보호합니다. 척수는 뇌와 말초신경을 연결하는 신경으로, 허리 부근 척수에 마취제를 투입하면 하반신 전체를 마비시킬 수 있습니다.

사람이 서서 걷게 되면서 위의 척추뼈가 아래 척추뼈를 누르는 구조가 됩니다. 단순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척추뼈는 100kg에 가까운 무게를 견뎌야 합니다. 이를 견디기 위해 척추뼈 사이에는 쿠션 역할을 하는 수핵이 있습니다. 수핵은 젤리같이 말랑말랑한 물질로, 섬유륜이라는 단단한 조직이 수핵이 탈출하지 않게 감싸고 있습니다. 이 둘을 합쳐서 추간판이라고 부르며, 보통 디스크라고 합니다.

추간판은 근육, 장기, 골격 등의 무게를 부드러운 쿠션으로 받쳐주는 역할을 합니다. 사람이 일어서면 척추뼈가 중력을 받게 되고, 추간판은 위에서 누르는 힘으로 약간 바깥쪽으로 볼록해집니다.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구부정한 자세를 오래 취하면 추간판이 삐져나오고, 심하면 수핵까지 튀어나오게 됩니다. 디스크가 튀어나오면서 허리에 붙어 있는 신경을 누르게 되어 통증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런 일이 척추뼈 어디에서나 생길 수 있으며, 목에 생기면 목 디스크, 허리에 생기면 허리 디스크 등으로 부릅니다. 정식 명칭은 추간판 탈출증입니다. 하지만 무리한 자세에서만 디스크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20대가 되면 수핵과 섬유륜이 천천히 노화하기 시작합니다. 수핵의 수분이 빠져나오며 탄력을 잃고, 섬유륜 역시 수분이 감소하며 균열이 생깁니다. 이로 인해 평소보다 강한 힘이 추간판에 가해지면 퍼석퍼석해진 섬유륜이 파괴되면서 수핵이 외부로 밀려나옵니다. 이는 나이가 들면서 디스크가 잘 생기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나이가 60세를 넘어가면 디스크가 생길 확률이 다시 줄어듭니다. 노화가 진행되면서 척추가 굳어지고, 수핵 돌출이 힘들어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허리나 다리에 통증이 없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1994년 영국에서 허리나 다리에 통증이 없는 정상인 100명의 MRI를 찍어본 결과, 64명에게서 디스크 증상이 발견되었습니다. 한국도 비슷합니다. 대한 물리치료학회 조사에 따르면, 정상인의 70%가 넘는 사람들이 디스크가 탈출해서 신경근을 압박하는 모습이 관찰되었지만, 통증을 느끼지 못하고 정상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 정상인도 MRI를 찍으면 이상 소견이 나올 확률이 높다는 것입니다. MRI를 통해 디스크 탈출이 확인되었으나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을 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60%는 5년 뒤에도 무증상이었고, 30%는 약한 통증을 경험했으며, 10%는 본격적인 허리 통증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추간판이 탈출해도 10명 중 9명은 문제가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수핵이 흘러나오면서 염증이 생겨 신경에 작용할 때 큰 통증이 일어나기 때문에 염증이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디스크 통증은 치료를 하지 않아도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핵이 탈출해도 특별한 치료 없이 두세 달 안정을 취하면 80% 이상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갑니다.

허리가 아플 때는 4단계로 치료하는 것이 검증된 방식입니다. 첫 번째는 쉬는 것입니다. 2~3일간 쉬어도 통증 조절이 안 되면 약을 써보고, 그래도 효과가 없으면 주사치료를 받습니다. 쉬고, 약을 써보고, 주사치료를 받아도 효과가 없고 통증이 심해서 몇 미터도 못 가서 쉬어야 한다면 그때 수술을 고민하면 됩니다. 그러나 쉬는 것은 3일 정도가 한계입니다. 3일 이상 누워있으면 허리근력이 떨어지고 심폐기능이 약해지기 때문입니다.

약물치료는 대부분 소염진통제와 신경통에 쓰는 약을 처방합니다. 소염진통제를 너무 피할 필요는 없으며, 염증을 가라앉히는 약에는 결국 소염진통제 성분이 들어갑니다. 주사치료는 보통 뼈주사라고 부르며, 스테로이드 주사를 변형한 것으로 효과가 좋습니다. 단기간 일회성으로 맞는 경우에는 큰 부작용 없이 통증이 완화됩니다. 그러나 주사치료로 통증이 잡히지 않으면 수술을 고려해야 합니다.



허리 수술은 무조건 하지 말라는 말도 있지만, 필요할 때는 해야 합니다. 수술의 시기를 놓치면 나중에 치료가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협착증과 디스크는 구별이 필요한데, 협착증은 뼈나 관절이 신경을 누르고, 디스크는 추간판이 신경을 누르는 차이가 있습니다.

디스크 예방이 중요합니다. 잠자고 일어나면 디스크가 수분을 가득 머금고 빵빵한 상태인데, 앉거나 서서 일을 하면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납작해집니다. 충분한 수면과 수분 섭취는 디스크 건강에 매우 중요합니다. 담배는 미세혈관을 손상시켜 디스크 노화 속도를 빠르게 합니다.

허리 치료의 예방 및 근본치료는 허리를 덜 쓰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허리 스트레칭이 중요시되었지만, 허리가 유연한 사람들이 디스크에 잘 걸린다는 것이 확인되어 이론이 바뀌었습니다. 윗몸일으키기는 허리 수명을 깎아가며 복근을 단련시키는 운동으로 바뀌었습니다.



허리가 아픈 경우 좌식 식당을 피하고, 양반다리를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세수할 때나 드럼 세탁기에서 빨래를 뺄 때 구부리는 자세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비만은 체중이 척추뼈로 가해지기 때문에 디스크가 빨리 닳게 됩니다.

매킨지 운동법은 허리 건강에 효과적입니다. 뉴질랜드 물리치료사 매킨지가 우연히 발견한 운동으로, 허리 힘을 빼고 하루 두 번 오분씩 누워있기만 하면 됩니다. 체중조절과 적절한 운동을 병행하면 허리 건강을 지킬 수 있습니다.


기본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충분한 수면, 적절한 수분 섭취, 올바른 자세와 운동으로 허리 건강을 지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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