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6일 화요일

ISIS의 부활과 러시아의 아프리카 진출 - 새로운 세계질서를 향한 격랑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4583641?rc=N&ntype=RANKING



 안녕하세요. 오늘은 세계 정세와 관련된 긴 글을 적어보겠습니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여러 사건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실 것입니다.


1928년, 이집트의 한 사람이 이슬람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하산 알 반나라는 이 사람은 서구와 왕정으로부터 벗어나 이슬람 나라를 만들자고 외쳤죠. 이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모여 무슬림 형제단이라는 단체를 만들었습니다.


이 운동이 시리아에 전파되자 시리아 집권세력과 충돌이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시리아 대통령이었던 아사드는 시아파 소수종파인 알라위교 신자였는데요. 알라위교 신도와 기독교 신도들이 연합해 수니파 다수를 이루는 시리아 국민을 통치하고 있었습니다.



수니파 무슬림 형제단은 아사드 정권에 반기를 들고 무장투쟁을 선포했고, 아사드 정권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민병대를 만들었습니다. 1982년, 시리아에서 쿠데타 시도가 적발되자 아사드는 무슬림 형제단이 주동세력이라고 보고 확실한 보복 사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아사드 정권은 무슬림 형제단 본거지인 하마 시를 공격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민병대만으로는 오래된 도시 하마시를 제압하기 어려웠기에 정규군 3만 명까지 동원해 탱크와 대포로 무차별 공격을 가했습니다.


목표는 하마에 있던 무슬림 형제단 2천 명이었지만 결과적으로 하마 시민 3만 8천 명 중 3만 명이 살상당했습니다. 아사드 정권은 사태 후 도시 중심부를 평지로 만들어 보여주며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사막 부족 출신인 아사드와 반군 지도자들은 상대방을 전멸시켜야 전쟁이 끝난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반군 세력이 큰 타격을 입었지만 시위와 강경 진압이 계속되며 점점 무장한 반군이 되어갔습니다. 2012년, 상황이 반군에게 유리해지자 반군 내에서도 정권 경쟁이 벌어졌죠. 반군들은 아사드 축출이라는 목표만 같았을 뿐 나머지는 달랐기 때문입니다.


정부군이 수도 주변만 수비하자 반군끼리 싸우기 시작했는데, 여기에서 ISIS라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이 등장했습니다. ISIS는 급격히 세력을 불렸고 주변국 특히 이란을 자극했습니다. 이에 여러 나라가 공동 대응에 나섰고 트럼프 정부 시절 ISIS 진압을 위한 지원이 폭증했습니다. 러시아도 친러 시리아 정권 유지를 위해 시리아 정부군을 도왔고 결국 ISIS의 최후 거점이었던 바구즈가 함락되며 ISIS는 시리아에서 소멸되었습니다.


그러나 반군 세력이 여전히 분산되어 있어 알사드 정권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구 분포상 시아파가 13%에 불과해 선거를 하면 정권 교체가 불가피합니다. 그래서 독재 체제로 정권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시리아에서 패배한 ISIS는 근거지를 아프리카 사헬지역으로 옮겼습니다. 이 지역은 기니, 말리, 부르키나파소, 니제르, 차드, 수단 등 사하라 사막 남쪽 초원지대 6개국으로 이루어져 있죠. 물 부족으로 농업이 힘들어 식량 부족과 분쟁이 끊이지 않는 지역입니다. 아랍계와 다양한 아프리카 부족들이 섞여 살고 있어 상황이 더 복잡합니다. 부패 정부와 이슬람 무장세력의 세력다툼이 일상인 곳이죠.


주민들은 오히려 이슬람 무장세력보다 군부가 나은 것 같아 지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쿠데타가 빈번해서 쿠데타 벨트라고 불리는 이유입니다. 이 지역은 프랑스 식민지 경험이 있어 프랑스에 반감이 있고 러시아에 호의적입니다. 문제는 많은 자원들이 매장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사헬지역에 속한 수단은 2019년 군부 쿠데타로 정권이 교체되었습니다. 수단은 세계 10위 금 생산국인데, 최대 금광인 다르푸르 광산의 채굴권을 러시아 용병 '바그너 그룹'이 가지고 있었죠. 게다가 러시아 군함이 정박할 수 있는 전략 항구까지 있어서 러시아는 수단 군부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크림반도 병합 이후 서방의 경제제재에 시달리던 푸틴은 금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다르푸르 금광에서 예상보다 많은 금이 나오기 시작했고, 그 소유권을 둘러싸고 갈등이 일어났습니다. 바그너 그룹 대표 프리고진이 이 금을 이용해 용병을 확장하자 러시아 군부와 갈등이 시작된 것이죠.



결국 2023년 6월 프리고진의 무장쿠데타가 일어났는데, 여기에는 수단 금 문제가 원인 중 하나였습니다. 이어 9월에는 니제르에서도 쿠데타가 발생했는데, 배후에 바그너 그룹이 있었습니다. 쿠데타 성공 후 니제르 군부는 프랑스에 대한 우라늄 수출을 금지했습니다.


유럽 우라늄 수입의 20%가 니제르산이기 때문에 프랑스는 큰 타격을 입게 되었습니다. 특히 프랑스는 전력의 75%를 원전에서 얻기 때문에 문제가 더 컸죠. 2021년 기준 유럽과 프랑스의 우라늄은 니제르, 카자흐스탄, 러시아 순으로 수입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도 EU는 우라늄에 대한 러시아 제재를 가하지 않았습니다. 러시아산 우라늄이 타국산보다 반값이어서 장점이 있었기 때문이죠. 프랑스는 러시아가 우라늄 공급을 끊어도 니제르가 있다고 여겼는데, 상황이 달라진 것입니다.


이 문제는 프랑스나 유럽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미국 역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높이면서 원전 가동을 늘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미국 전력의 20%를 원전이 담당하고 있었고, 러시아산 우라늄 수입도 늘고 있었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는 러시아산 우라늄 수입 비중이 32%까지 늘어났습니다. 2023년에는 2022년보다 2배 넘는 러시아산 우라늄 416톤(7억 달러어치)을 수입했습니다.



이렇게 러시아 우라늄을 수입하는 이유는 가격이 저렴해서입니다. 미국에도 우라늄 광산이 많지만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서 수입하는 것이죠. 우크라이나 전쟁 전에는 러시아 우라늄이 파운드당 43달러 선이었지만 다른 나라들은 120달러가 넘었습니다. 지금도 러시아산이 60달러 선이지만 반값에 가깝습니다. 원전 발전 단가를 낮추기 위해서는 할 수 없는 선택이었던 겁니다.


프랑스는 니제르 군부의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이 나토 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지상군 파병을 주장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프랑스는 니제르 사태를 프랑스 핵심이익에 대한 공격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https://www.khan.co.kr/world/europe-russia/article/202402271632001


한편 시리아에서 러시아 지원으로 소멸된 ISIS는 러시아와 좋은 감정이 아닙니다. 러시아 여객기 폭파 테러범들에 대한 푸틴의 응징 의지도 있습니다. 시리아에서 ISIS를 견제했던 것은 바그너 그룹과 ISIS 사냥꾼 민병대였습니다. 이들은 ISIS가 점령했던 유전과 가스전 수익의 25%를 가져갔죠.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바그너 그룹 용병 6천여 명이 러시아로 이동하면서 시리아와 아프리카에 전력 공백이 생겼습니다. 이를 틈타 ISIS가 힘을 기르며 러시아 사회에 위협을 가하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미국 대사관은 3월 7일 극단주의자들의 모스크바 대형 집회 테러 위협을 경고했습니다. 사건은 3월 22일에 발생했지만 애초 경고는 있었던 것이죠. 푸틴은 이 경고를 러시아 사회를 불안정하게 만들려는 의도라며 일축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러시아 당국이 무시한 정보가 현실이 되자 당황했다고 합니다. 러시아 정보당국은 이제와서야 미국에 관련 정보를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번 사태 배후에 IS의 복수 의도가 있다 해도 이상할 것 없습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정보 오판에 대한 불만을 돌리기 위해 우크라이나나 서방을 배후로 지목할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미국의 정보력은 아직 살아있는 것 같습니다.


돈과 지리적 관점을 연결해 세상을 보면 이해하기 쉬운 경우가 많습니다. 전 세계에 펼쳐진 수많은 사건들이 의외로 서로 맞물려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앞서 설명한 일련의 사건들을 살펴보면, 중동에서 시작된 이슬람 운동이 시리아 내전을 불러왔고, 이를 계기로 ISIS라는 극단주의 무장세력이 등장했습니다. ISIS는 시리아에서 패배하자 아프리카 사헬지역으로 근거지를 옮겼죠.



사헬지역 국가들의 정정불안과 자원을 노린 러시아가 이 지역에서 군사적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특히 수단과 니제르에서의 쿠데타 배후에 러시아 용병 바그너 그룹이 있었죠.


그런데 바그너 그룹 휘하에 있던 용병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러시아로 복귀하면서 전력 공백이 생겼습니다. 이를 기회로 ISIS가 재기하고 있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더불어 니제르가 프랑스에 대한 우라늄 수출을 중단하면서, 프랑스와 유럽, 미국의 원자력 발전에도 차질이 생기고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들 국가는 우크라이나 전쟁 와중에도 러시아산 우라늄을 값싼 가격에 수입해왔기 때문입니다.  


결국 전 세계에 퍼진 여러 사건들이 서로 맞물리면서 새로운 위기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한곳에서 생긴 작은 변화가 엄청난 파장을 불러오는 상황인 셈이죠.


특히 자원 확보와 에너지를 둘러싼 각국의 침략과 갈등이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으로 보입니다. 우리 인류는 여전히 생존을 위해 싸우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앞으로도 이런 사건들이 더 많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는 국가와 지역을 넘나드는 복잡한 상황을 이해하고 통찰할 수 있는 혜안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만 인류의 진정한 평화와 번영을 이뤄낼 수 있을 테니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모두가 평안한 하루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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