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은 결정적인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AI는 전력을 대량으로 소모하기 때문에 '전기를 먹는 하마'라고 불립니다. 그래서 챗 GPT와 같은 AI 모델은 답변을 하나 생성할 때마다 상당한 양의 전기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샘 알트만이 엄청난 규모의 전력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헬리온이라는 핵융합 회사에 3억 7천만 달러를 투자한 것 입니다. 그러나 핵융합 기술은 아직 상용화에 도달하지 못해, 전기 소비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하기는 어렵습니다.
샘 알트만은 이 문제에 대한 다른 해결법으로 차세대 초소형 원자로인 오로라 원자로에도 투자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로라 원자로는 핵연료를 도넛 모양으로 만들고, 효과적으로 열을 식히는 히트 파이프(열전도관)를 사용하는 초소형 원자로입니다. 이 원자로는 자연 발생적인 열전도만을 이용하여 가동되며, 방사선 붕괴열을 자연스럽게 제거함으로써 안전성을 확보합니다. 또한, 오로라는 사용된 핵연료를 재활용하여 최소한의 방사성 폐기물만을 생성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샘 알트만은 또한 데이터 센터와 같은 AI 운영 시설을 무탄소 전기 에너지로 공급하기 위해 작은 모듈형 원자로(SMR)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AI 기술의 발전과 환경 보호의 이점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습니다.
소형 원자로인 SMR(Small Modular Reactor)은 기존 원전의 발전용량과 크기를 약 1/5로 줄인 것입니다. 이런 작은 크기의 원자로는 작은 부지에도 쉽게 건설할 수 있어서, 현재 석탄발전소와 같은 곳에도 소형 원전을 대체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공장에서 대부분을 생산한 후에 현장에서는 단순히 설치만 하면 되기 때문에 건설 기간이 짧습니다.
SMR은 일체형으로 설계되어 있어서, 배관 등을 원자로 안에 포함시켜 외부 기기들을 연결하는 파이프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줄어듭니다. 뜨거운 물은 위로 올라가고 차가운 물은 내려오는 자연 순환을 통해 냉각되기 때문에 갑작스런 전기 공급 중단 시에도 과열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냉각수가 외부 배관이 아니라 원자로 압력용기 내부에서만 순환하기 때문에 냉각수 고갈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고, 바다나 호수에 원자로를 침수시켜 냉각수 없이도 냉각이 가능한 콘셉트도 존재합니다.
SMR은 대량의 냉각수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바닷가가 아닌 내륙 지역에도 건설할 수 있습니다. 또한, 외부 연결이 거의 없어 군사적인 측면에서도 보안이 강화될 수 있습니다. 더불어, SMR은 출력을 조절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가지고 있어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지 않는 경우에도 신재생 에너지와 함께 보조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EU는 그린텍소노미(Green Techonomy)로 에너지 전략을 전환하고 있습니다. 그린텍소노미는 '녹색(Gree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친환경적인 에너지원을 판별하는 기준입니다. 이러한 전환은 탄소세와도 연관되어 있어, 수출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반도체를 EU로 수출할 때, 석탄발전을 통해 만든 전기로 반도체를 제조한다면, 탄소세를 더 내야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에 반해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를 이용해 만든 반도체는 경쟁력이 높을 것입니다.
EU에서 그린텍소노미에 대한 주요 이슈 중 하나는 원전을 신재생으로 여길 것인지에 대한 것입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탈원전을 시작한 국가들은 원전을 포함시키지 않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원전 비중이 높거나 원전 계획이 있는 국가들은 원전을 포함시키는 것을 지지합니다. 이에 대한 EU의 합의는 원전을 조건부로 승인하는 방향입니다.
원전이 그린텍소노미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4세대 원전을 사용해야 한다는 권유와, 일정한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4세대 원자로는 경제성, 안전성, 방사성 폐기물 감축 등의 장점을 갖춘 신개념 원자로입니다. 미국에서 제시한 4세대 원자로 개념에는 가스냉각 고속로(GFR), 납냉각 고속로(LFR), 소듐냉각 고속로(SFR), 용융염로(MSR), 초고온가스로(VHTR), 초임계수냉각로(SCWR) 등이 있습니다. 한국은 SFR과 VHTR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VHTR은 자연 순환을 통해 원자로를 냉각할 수 있는 차세대 원자로로, 외부 냉각장치가 필요하지 않아 SMR에 해당됩니다. 이러한 원전은 탈원전을 추진하는 국가들의 요구에도 부합합니다. 한국의 SMR 기업들도 미국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전력 시장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원전 기술과 경험을 토대로 한국은 SMR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한국이 원전건설 기술과 건설단가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건설 경험도 있는 만큼, SMR에도 충분히 기대를 가질만한 상황입니다.
반면 SMR에 대한 단점 및 해결해야 할 숙제들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첫 번째 숙제는 가성비입니다. 현재 기술 수준에서 SMR이 대형 원전과 비슷한 발전용량을 내려면 약 2.5배의 건설비와 2배에 가까운 발전비용이 필요합니다. 비록 최첨단 기술과 안전성이 보장되더라도, 이러한 가성비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SMR이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입니다. 표준화와 대량생산을 통해 가성비를 개선하는 노력이 절실합니다.
두 번째 숙제는 고준위 방사능 폐기장 문제입니다. 이 문제는 SMR뿐만 아니라 한국의 원전 사업 전반에 걸친 공통된 문제입니다. 현재 텍소노미에 따라 2050년까지 고준위 폐기장을 만들어야 하는 대신, 2031년에 기존의 저장 시설이 이미 가득 차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고준위 폐기물 처리에는 매립, 재처리, 재활용이라는 3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매립은 방사능 폐기물을 지하에 묻는 방식이지만, 이는 유용한 자원을 낭비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반면, 재처리와 재활용은 사용후 핵연료에서 우라늄과 플루토늄 등의 유용한 물질을 분리하여 재활용함으로써 에너지 자원의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재처리는 순수한 플루토늄을 얻지만, 이는 핵무기 생산의 위험을 내포합니다. 반면, 재활용은 플루토늄을 완전히 분리하지 않는 방식으로, 안전하면서도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이러한 고민 속에서 한국은 재처리를 하지 않는 원전 도입 협정을 체결하여, 재활용에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한국은 미국과 함께 2011년부터 재활용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왔습니다. 이 연구는 2015년에 한미 원자력 협정을 개정함으로써 공식적으로도 자유롭게 진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연구는 10년 동안 한국과 미국이 연구비용을 반씩 나눠서 진행되었으며, 사용후 핵연료와 유사한 모의금속을 사용하여 연구와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세계 최초로 4kg/회 규모의 재활용 전체 공정 검증을 완료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남은 것은 실제 사용후 핵연료를 사용하여 같은 결과를 얻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실제 사용후 핵연료로 실험하는 시설을 2034년까지 건설하고, 2038년까지 재활용 공정을 확인할 계획이 있습니다. 한국의 국내 원전 내부 임시저장 시설에는 현재 4만4천톤의 사용후 핵연료가 쌓여 있으며, 이는 매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매립하는 것보다는 재활용하여 SMR 등 4세대 원전의 연료로 활용하고자 합니다. 또한, 재활용 후에도 남게 되는 약 2천톤 정도의 핵연료를 저장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핵연료의 지속 가능한 활용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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