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미국과 한국에서 경기 침체 시 돈을 버는 이색 산업군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태풍으로 전화선이 끊기면, 오렌지색 복장을 입은 사람들이 방문합니다. 이들은 대부분 교도소의 재소자들로, 캘리포니아는 재소자 인력을 기업이 합법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37개 주 중 하나입니다.
놀랍게도 미국인 160명 중 1명은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으며, 인구 10만 명당 수감자 수는 일본 37명, 한국 105명, 중국 119명, 러시아 326명, 브라질 381명에 비해 미국이 629명으로 가장 많습니다. 217만 명이 5,000개가 넘는 교도소에 수감된 상황입니다.
이렇게 미국에서 재소자가 많이 발생되는 가장 큰 원인은 마약인데, 1971년 닉슨 대통령 때부터 재소자가 급증하기 시작했습니다. 닉슨은 법과 질서 회복을 공약으로 대량 투옥 시대를 열었고, 레이건 대통령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여 재소자를 더욱 확대했습니다. 클린턴 대통령 역시 3진 아웃제를 시행해 같은 죄를 3번 범하면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시켰습니다.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재소자 확대 정책을 펼쳐 1970년대에 35만 명에 불과했던 재소자가 현재에 이르러 217만 명까지 늘어난 것 입니다..
재소자들의 주류는 흑인인데, 미국 인구의 14%에 불과한 흑인이 전체 남성 재소자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20대 흑인 남성 3명 중 1명은 교도소 경험이 있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이는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인종차별의 산물로, 1865년 노예제 폐지 당시 독소조항으로 인해 법률에 따라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은 강제 노역을 당해야 했습니다. 흑인은 거리 배회나 쓰레기 버림 등 사소한 이유로 투옥된 후 시설 재건에 동원되었고, 과거 대통령들이 "법질서 수호"를 외치면 백인들은 이를 흑인 가두기로 받아들였습니다.
재소자가 급증하자 1983년 사설 교도소가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코어 시빅은 20개 주에서 61개 사설 교도소를 운영 중입니다. 현재 재소자의 10%가 코어 시빅 같은 사설 교도소에 수용되어 있습니다.
사설 교도소가 확대된 이유는 예산절감 효과 때문인데, 주정부 운영 교도소보다 24% 정도 적은 예산으로 운영됩니다. 범죄인 1명을 1년간 수용하는 데 주정부 운영 교도소는 7만 달러가 드는데 반해 사설 교도소는 이 비용의 90% 정도만 정부 지원을 받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재소자에게 시간당 25센트를 지급하고 노동력을 활용해 수익을 내기도 합니다. 실제로 멕시코에 있던 공장이 캘리포니아로 이전하고, 텍사스주에 공장이 세워지는 데도 재소자 인력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사설 교도소가 수익을 내는 이유 중 하나는 공실률 관리인데, 재소자 1명당 비용을 지원받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재소자를 수용해 운영하는 것이 수익 최대화 방식입니다.
사설 교도소 회사들은 교도소 설계부터 운영, 죄수 운송, 전자발찌 제조, 정신병원 운영 등 다양한 사업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지오 그룹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사설 교도소 및 정신병원 운영업체로 미국 18개 주와 영국, 호주, 남아공 등 8개국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설 교도소 기업들의 주가는 공화당 집권 시 오르고 경기 침체 기간에도 상승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트럼프 당선 때 주가가 급등했고,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재소자가 대폭 늘어날 것이란 전망으로 주가가 다시 오르고 있습니다. 경기 침체 시 범죄율이 높아져 사설 교도소 만실 운영과 저렴한 노동력 확보가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경우를 살펴보게 되면, 부실채권을 관리하는 신용정보사, 대부업체, NPL 투자회사 등이 경기 침체 시 호황을 누리게 됩니다. 연체율이 오르면 채무자 방문, 법적 조치 등 추심 업무가 많아지고, 신용정보사의 매출도 증가하게 됩니다.
그런데 금융회사들이 채권 관리를 통해 연체율을 낮추는 데는 한계가 있어, 결국 부실채권을 매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업체들은 이런 부실채권을 싸게 사들여 회수하고 신용정보사에 위탁해 관리하며 수익을 냅니다. 경기 침체 시 부실채권 회수율이 낮아져도 매수 가격을 낮추면 되므로 어찌됐든 돈을 벌게 됩니다.
부실채권 매각가격은 예상 회수율에 따라 다르지만, 개인회생채권이나 신용회복채권이 가장 비싼 편입니다. 이는 채무자가 법원이나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해 원금과 이자를 탕감받고 잔여분을 분할 납부하는 채권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채권 매입 시 가장 중요한 건 실효, 폐지율입니다. 채무자가 납부를 중단하면 개인회생 등이 취소되어 일반채권으로 돌아가 회수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반면 일반 신용대출 채권은 가장 싼 가격에 매각되는데, 통장 압류나 유체동산 압류 등으로도 회수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담보대출의 경우 경매나 공매를 통해 회수하게 되는데, 가장 임차인 배제 등으로 낙찰가를 올리거나 유치권이 있는 부동산을 저렴하게 매수해 협상을 통해 수익을 내기도 합니다.
이처럼 연체가 많이 발생하고 나라가 힘들어지면 부실채권을 관리하고 회수하는 곳들이 돈을 벌게 됩니다. 미국에서는 교도소 사업도 호황을 누리게 되지요. 경기가 나빠진다고 해도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되는 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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