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일 화요일

알아두면 쓸모 있는 간(肝) 이야기

안녕하세요. 오늘은 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우리의 몸에서 간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소화기관에서 흡수된 영양분들은 모두 간으로 가게 되고, 흡수되지 않은 것들은 배설물로 나오게 됩니다. 간은 소화를 통해 흡수된 것들 중 몸에 나쁜 것들을 해독해서 오줌이나 땀으로 내보내게 됩니다. 




간의 해독 과정을 자세히 살펴보면, 소화관에서 흡수된 물질은 물에 잘 녹는 수용성 물질과 물에 녹지 않는 지용성 물질로 나뉩니다. 수용성 물질은 간을 거치지 않고 땀과 소변으로 바로 배출되지만, 지용성 물질은 간에서 산화 과정을 거쳐 몸에서 배출되기 쉬운 물질로 바꿔줍니다. 


그런데 물에 잘 녹지도 않고 쉽게 산화되지도 않는 물질이 몸에 들어오면 간에 쌓이게 됩니다. 예를 들어 소형 폐기물 소각시설에서 배출되는 다이옥신 같은 물질이 그렇습니다. 시골에서 쓰레기를 태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소각 과정에서 다이옥신이 배출될 수 있으므로 몸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소각장 근처는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간에 염증이 생기면 A형, B형 등 복잡한 이름이 붙게 되는데, 원인은 다양하지만 결과는 모두 간의 염증으로 모아집니다. 가장 흔한 원인은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간염입니다. 하지만 약물을 잘못 먹어 생기는 독성 간염, 술을 많이 마셔 생기는 알코올성 간염도 많이 발생합니다. 



  


간염 여부는 보통 피검사를 해서 ALT, AST 수치 등을 보고 판단합니다. ALT와 AST는 간세포 내에 존재하는 효소인데, 간세포가 파괴되거나 손상받으면 혈액 속 농도가 증가하게 됩니다. 따라서 ALT와 AST 수치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간세포 손상이 많다는 뜻입니다. 평균 수치를 크게 넘으면 간이 재생하는 속도보다 파괴되는 속도가 더 빨라 정상적인 회복이 어려워집니다.


ALT와 AST가 높다고 해서 무조건 간 문제라고 단정 짓진 않습니다. ALT는 간, 신장, 뇌에 AST는 심장, 간, 횡문근, 신장, 적혈구에도 분포하므로 다른 장기에 이상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대부분 간이 원인이므로 ALT, AST 수치가 정상 범위를 벗어나면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병원에 가면 대부분 술이 원인인 알코올성 간염이나 지방간으로 진단받게 됩니다. 하지만 다른 원인으로 ALT, AST가 높아졌다면 중병의 초기를 발견한 것이므로 다행입니다. 이 경우 완치율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알코올성 간염이나 지방간이라면 술을 줄이고 휴식을 취하라는 권유를 받게 됩니다. 또한 담즙 생산을 돕는 우루사나 ALT, AST 조절 효과가 있는 고덱스 등이 처방될 수 있습니다. 


술을 자주 마시면 담즙 생산이 줄어들고 간 속에 정체된 담즙이 간세포를 파괴하게 됩니다. 이럴 때는 우루사를 복용하면 장에서 흡수된 우루사가 간으로 가서 담즙 생산을 촉진시켜 줍니다. 우루사는 담즙 양을 늘리므로 '최담제'라고 불립니다.


물론 우루사는 병원에서 처방받는 용량과 약국에서 구입하는 용량에 차이가 있으므로, 담즙 양 증가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병원 처방 수준이 되어야 합니다.


한편 지방간 수준의 약한 간 손상에는 고덱스가 많이 처방됩니다. 하지만 고덱스의 유용성에 대해서는 임상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건강보험 급여에서 퇴출될 위기에 있었지만, 특별한 대체제가 없는 경우 부담 없이 처방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방간이란 간의 5% 이상이 지방으로 채워진 상태를 말합니다. 흔히 간 주위에 지방이 붙어 있는 것으로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실제로는 간세포 내부에 지방이 쌓여 간의 기능을 방해하게 되는 것입니다. 지방간 여부는 촉진을 통해 간이 부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지방간은 술을 자주 마시는 경우에 생기지만, 술을 전혀 안 먹어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를 비알콜성 지방간이라고 합니다. 이는 인슐린 저항과 관련이 있는데, 자세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가 음식물을 섭취하면 간에서 이를 포도당으로 바꿉니다. 포도당은 혈액을 타고 돌아다니다가 인슐린의 도움을 받아 근육세포 등으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너무 자주 음식을 먹게 되면 인슐린이 지쳐 포도당을 제대로 세포 안으로 넣지 못하는 인슐린 저항 현상이 생깁니다. 


이렇게 되면 혈액 속 포도당 농도가 높아지고, 간은 이 과잉 포도당을 지방으로 바꿔 저장하게 됩니다. 그 결과 비알콜성 지방간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심할 경우에는 혈당 조절 실패로 당뇨병 진단을 받기도 합니다.


지방간이 오래가면 간세포 재생 과정에서 섬유화가 진행되어 결국 간경화 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간경화는 치료가 불가능한 상태이므로 예방이 가장 중요합니다. 10년 이상 지속적으로 과도한 음주를 하면 대부분 간경화로 이어집니다. 간경화의 치사율은 간암과 비슷할 정도로 높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간에 가장 위험한 것은 간에 좋다고 광고하는 건강기능식품입니다. 간이 건강할 때는 약이 될 수 있지만, 간 상태가 안 좋다면 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일부 건강식품 업체에서는 복용 초기에 몸이 아프면 '명현현상'이라며 오히려 긍정적으로 포장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는 독성 간염 증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간이 좋지 않다면 과도한 간 보호 보조제 섭취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간은 우리 몸에서 가장 강한 자연치유력을 가진 기관입니다. 무리한 자극 없이 쉬면서 회복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최선입니다.




마지막으로 간은 통증이 없는 기관이므로 증상만으로는 이상 여부를 알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아프지 않더라도 정기적인 피검사를 통해 ALT, AST 등 여러 수치를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피검사 비용이 부담되지 않는 수준이므로 건강관리 차원에서 정기 검진을 받으시길 권해드립니다. 주사 한 번으로 평생 간병을 면할 수도 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술은 가끔씩만 조금씩 드시고, 간은 제대로 쉬게 해주세요. 우리 모두 건강한 간을 위해 노력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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