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7일 월요일

알자지라 퇴출 논란: 이스라엘과 카타르의 대립각

https://www.newsis.com/view/?id=NISX20240506_0002724452&cID=10101&pID=10100



 이스라엘 정부는 최근 알자지라 방송을 퇴출시키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네타냐후 총리가 주관한 각료회의에서 알자지라의 이스라엘 사무소를 폐쇄하고 장비를 압수하며, 케이블 및 위성방송에서 알자지라 채널을 차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이는 알자지라의 가자지구 전쟁 보도가 이스라엘에 불리하고 편파적이라는 이유에서입니다. 4월 1일, 이스라엘 의회는 '알자지라 법'을 찬성 70, 반대 10의 압도적인 표차로 가결했습니다. 이 법안은 국가안보에 해를 끼치는 외국 언론사의 취재 및 보도를 정부가 강제로 금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는 알자지라를 타겟으로 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의 마음에 들지 않는 보도를 하는 외국 방송사 전체에 적용될 수 있는 법안입니다. 이스라엘은 알자지라에 이어 AP통신의 장비를 압수하고 방송을 막으려는 시도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알자지라와 AP통신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시작된 이후 24시간 라이브로 가자지구 취재 내용을 실시간으로 방송해 왔습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40521164351079



알자지라에 관한 이야기는 카타르에서 시작됩니다. 카타르는 한국 충청북도 크기에 283만 명의 인구를 가진 자그마한 나라입니다. 이 중 카타르인은 30만 명에 불과하고 나머지 252만 명은 외국인 노동자들입니다. 1995년 6월 25일, 카타르의 왕세자 칼리파 알 사니는 스위스에서 휴가 중이던 아버지 하마드 알사니 국왕에게 "굳이 돌아오지 않으셔도 됩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왕세자는 아버지가 해외여행을 간 사이 쿠데타를 시도했고, 성공했습니다. 하마드 알사니 국왕은 카타르로 돌아가지 못하고 런던에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사우디 아라비아에게 큰 신경을 쓰이게 했습니다. 사우디는 같은 왕정을 쿠데타로 전복시키는 행동이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역 쿠데타가 시도되었으나 실패하였고, 배후가 사우디로 밝혀져 카타르 왕실과 사우디 왕실의 관계는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카타르와 이란 사이에는 세계 최대의 천연가스 가스전인 노스필드가 있습니다. 1971년 쉘에 의해 발견된 이 가스전은 1980년까지 뚜렷한 사용자나 운반 방법이 없어 포기되었고, 카타르의 소유가 되었습니다. 쉘이 포기한 노스필드에는 6,700조 갤런의 가스가 매장되어 있어, 카타르는 이 가스전 하나로 세계 3위 천연가스 자원국이 되었습니다. 일본이 1973년 석유 위기 이후 중동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LNG와 원자력을 대안으로 선택하면서, 카타르의 첫 번째 고객이 일본 추부전력, 두 번째 고객이 한국가스공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두 국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 노스필드는 오랫동안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습니다.



카타르의 세이크 하마드는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후 집권 초기에는 재정 부족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2007년 일본 중부 대지진과 2011년 후쿠시마 다이치 원전 사고로 일본은 대규모 천연가스를 필요로 했고, 카타르와 장기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카타르에 돈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카타르는 이 자금으로 외국인 노동자를 받아들이고 국민에게 무상 주택과 최저소득을 제공하며, 공군기지 Al Udeid를 미국에게 무상 제공해 중부사령부를 유치했습니다. 이는 사우디와의 관계를 더 악화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1994년, 사우디가 자금을 대서 만든 BBC 아랍 방송이 사우디의 보도 검열로 2년 만에 종료되자, 카타르 국왕은 이 인력과 장비를 인수해 알자지라 방송을 설립했습니다. 알자지라는 "금기는 없다. 검열도 없다. 원하는 대로 방송하라."는 모토로 세계 유명 탐사보도 기자들을 영입해 아랍 왕실의 부패와 향락 등을 폭로했습니다. 이는 아랍권 왕족들에게 큰 반감을 샀습니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도 비판한 알자지라는 공신력을 얻게 되었고, 빈 라덴이 테러 메시지를 독점 제공하는 등 다양한 의견을 방송했습니다.



사우디는 카타르와 단교하고 봉쇄 조치를 취했으나, 이란의 지원으로 카타르는 이를 극복했습니다. 사우디는 카타르와의 국경에 운하를 파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카타르는 이에 굴하지 않고 천연가스 해저유전을 추가 개발하고 대규모 LNG 운반선을 발주하며 경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카타르는 유가의 변수로 떠올랐으며, 사우디의 감산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의회가 알자지라법을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시키는 것을 보면, 네타냐후 1인이 아닌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강경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알자지라는 여전히 다양한 의견을 방송하며, 여러 나라에서 금지되었지만 공신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카타르는 작은 나라지만 천연가스와 알자지라를 통해 국제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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