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4일 화요일

카드사 연체율 급등: 부실채권과 금융시장 변화의 이해

https://www.donga.com/news/Economy/article/all/20240529/125183077/1



 카드사 연체율이 10년새 최고 수준으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카드사는 예금 등의 수신 기능이 없는 여신전문사로, 도매로 돈을 빌려서 소매로 돈을 빌려주는 구조입니다. 카드나 캐피탈사 등 여신전문사는 도매와 소매 사이에 이자 마진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데, 소매로 빌려준 돈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하면 이익이 줄어들게 됩니다.

카드사들의 이익구조는 도매로 빌려오는 금리가 조달금리이고, 운영비인 OPEX도 포함됩니다. 직원들 월급, 건물 임대료, 마케팅 비용 등이 OPEX에 해당됩니다. 모든 고객이 카드값을 잘 갚는 것은 아니며, 카드값을 갚지 않으면 연체 전화, 통장 압류 등 채권 관리에 들어가게 되고, 못 받은 돈은 손실 처리해야 합니다. 연체 관리 및 법적 조치 등도 모두 비용이 되며, 카드사들은 과거 통계를 바탕으로 떼먹힐 돈을 예상손실(MEL)로 미리 책정해 둡니다.

https://biz.chosun.com/stock/finance/2024/05/24/QF7LI7WPLJCRFDMMXVSNKLTXIY/?utm_source=naver&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biz



카드사의 수익구조는 조달금리, OPEX, MEL이 대출금리보다 적어야 마진(ROA)이 생기는 구조입니다. 연체율이 올라가면 연체 관리를 위한 OPEX와 MEL도 증가합니다. 따라서 카드사의 수익 핵심은 부실채권 관리에 달려 있습니다. 위의 신문기사를 보면 현대카드 연체율은 1.04%이지만, 다른 카드사는 2%를 넘어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현대카드가 연체 관리를 잘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부실채권 매각 기준이 다릅니다. 현대카드는 연체 2개월이 지나면 부실채권을 매각하지만, 다른 카드사들은 몇 개월 더 자체 관리를 합니다.



연체율을 낮추기 위해 금융기관들은 부실채권을 매각합니다. 정기매각과 수시매각 방식이 있으며, 매각 가격은 부실채권의 성격에 따라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개인회생 채권은 높은 가격에 팔리는데, 이는 연체자들이 법원에 개인회생 신청을 해서 원금과 이자를 탕감 받고, 잔여 원금과 이자를 분할 납부하기 때문입니다. 신용회복 채권은 신용회복위원회에 신청하여 탕감을 받지만, 개인회생보다 탕감 수준이 낮아 가격도 낮습니다.

개인회생과 신용회복 채권을 매입하는 쪽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실효, 폐지율입니다. 실효, 폐지율은 탕감받은 금액을 끝까지 납입하지 못하는 확률을 의미합니다. 개인회생이나 신용회복이 취소되면, 일반채권으로 돌아가 회수활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회수비용이 들고 회수 확률이 낮아집니다. 가장 싼 가격에 팔리는 것은 일반 신용대출 채권입니다. 채무자가 젊으면 매각가격이 올라가는데, 이는 젊은 사람들이 연체금을 상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부실채권을 매각하면 금융기관의 연체율에서 빠지게 되고, 연체자들은 부채가 새로운 채권자로 넘어갔다는 통지를 받게 됩니다. 부실채권을 관리하면서 수익을 보는 곳이 신용정보사와 대부업체입니다. 일반 신용채권은 보통 채권액의 15% 정도에 팔리고, 대부업체는 회수강도가 높아 연체자들이 고생하게 됩니다. 금융기관들은 연체관리를 위탁할 수도 있고, 신용정보사들이 연체관리를 대신해줍니다.

https://view.asiae.co.kr/article/2024053016203357202



원본 채권이 신용대출이면 신용NPL, 부동산 담보대출이면 부동산NPL이라고 합니다. 부동산NPL은 경매나 공매로 회수하며, 부실이 늘어나면 이런 부실채권을 관리하는 곳들의 신용등급이 좋아집니다. 최근 KB저축은행, OK저축은행 등 저축은행들의 신용등급이 하락했지만, 하나금융지주의 하나애프앤아이는 신용등급이 상향되었습니다. NPL시장이 확대되며 더 많은 수익을 예상하기 때문입니다.

2022년에 은행권의 경쟁입찰을 통해 매각된 NPL금액은 2조 5000억원이었고, 2023년에는 5조 5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올해 1분기에도 1조 7000억원 수준이 매각되었으며, 연체율이 계속 오르면 연간 매각금액은 10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금융에프앤아이는 NPL을 사들이기 위해 유상증자를 했고, 여러 금융기관들은 매입 자금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카드사들은 개인 연체가 늘어나면서 이익이 줄어들고, 캐피탈사들은 부동산PF 부실까지 겹쳐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고금리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면서 여전사들의 조달금리 유지가 근본적인 문제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NPL사들은 위기를 먹고사는 업종으로, 내년까지는 이런 곳들이 돈을 버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여전사들은 힘든 연말을 보낼 것으로 예상되며, 카드사들은 이익이 줄어들고, 캐피탈사들은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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