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비중을 2029년까지 14.2%에서 13%로 낮추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는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5월 31일 회의에서 채택한 2025~2029년 포트폴리오 배분 방안에 따른 것입니다. 이 계획에 따르면 2025년 국민연금 포트폴리오는 국내 주식 14.9%, 해외 주식 35.9%, 국내 채권 26.5%, 해외 채권 8.0%, 대체투자 14.7%로 구성됩니다. 그리고 국내 주식 비중은 2025년의 14.9%를 매년 0.5%씩 줄여 2029년에는 13.0%로 낮출 예정입니다.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4053178761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비중을 줄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20년 기준 21.2%였던 국내 주식 비중을 2021년에는 17.5%로 줄였고, 2022년부터는 14%대를 유지해왔습니다. 이러한 조정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2027년이 되면 기금이 더 이상 늘어나지 않고, 매달 국민연금 보험료 수입보다 연금 지급액이 더 많아지는 시점이 오게 됩니다. 그 시기부터는 국민연금이 쌓아놓은 1101조 원의 자산을 하나씩 팔아야 할 것입니다.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비중을 줄이려는 결정은 수익률을 높이려는 목적도 있습니다. 국민연금 수익률을 1%만 높여도 기금 고갈을 6년 정도 늦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1988년 이후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수익률은 6.5%였지만, 해외 주식은 11.0%로 두 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습니다. 따라서 수익률이 높은 쪽으로 운용 비중을 늘리겠다는 것은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은 2023년에 13.6%라는 역대 최고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2024년 1분기에도 비슷한 추세를 이어갔습니다. 특히 해외 주식에서 13.5%의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국내 주식 수익률은 5.5%에 그쳤습니다. 국민연금은 1분기에만 마이크로소프트 21만 주, 애플 39만 주, 엔비디아 7만 주, 아마존 30만 주, 메타 6만 주, 구글 22만 주를 사들였습니다. 해외 주식 중에서도 'M7'(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메타, 테슬라) 비중을 늘린 것이 해외 주식 수익률을 끌어올린 주요 요인입니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 축소가 곧바로 국내 증시에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는 과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24년 1분기의 국내 주식 비중은 14.2%로, 이를 2025년 말까지 14.9%로 늘린 후 점진적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입니다. 이는 최소한 내년 말까지는 국내 주식 비중을 늘리겠다는 의미로, 2027년까지는 연금 지출보다 수입이 많아 운용 수익이 없어도 국민연금 규모가 계속 커질 것입니다. 2027년 말까지 국내 주식 비중이 13.9%로 줄어들어도 기금 규모가 증가하면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 금액은 오히려 155조 원에서 169조 원으로 늘어날 것입니다. 이는 매년 약 5조 원 정도가 국내 주식에 계속 투자될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결론적으로,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비중을 줄인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2027년까지 매년 국내 주식에 일정 금액이 계속 투자될 것이기 때문에 당장 큰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습니다. 2027년 이후의 상황이 더 큰 문제로 다가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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