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2일 수요일

비용 절감과 안전성 강화, SMR 기술의 두 마리 토끼 잡기

 최근 SMR(Small Modular Reactor)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SMR은 기존 원전의 발전용량과 크기를 1/5 정도로 줄인 소형 원자로로, 다양한 장점과 단점이 공존합니다. 먼저, SMR의 장점은 소형이라는 특성 덕분에 작은 부지에 건설할 수 있고, 기존 석탄발전소가 있는 자리에 대체할 수 있어 부지 걱정을 덜 수 있습니다. 또한, 대부분 공장에서 제작한 후 현장에서 설치만 하면 되므로 건설 기간이 짧고, 일체형이라 배관 등의 문제 발생 가능성이 적습니다. 자연순환 냉각이 가능하여 전기가 끊겨도 과열이 쉽게 되지 않으며, 냉각수가 원자로 압력용기 내부에서만 순환하기 때문에 냉각수 고갈 문제도 적습니다. 바다에 담가 냉각수 없이 냉각 문제를 해결하는 콘셉트도 존재합니다. 이로 인해 바닷가나 큰 강이 없는 지역에서도 원전 건설이 가능해지며, 군사적으로도 원자로를 밀폐형으로 제작할 수 있어 테러로부터 안전합니다.



또한, SMR은 10기를 모듈형으로 구성하면 출력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어 신재생에너지의 발전 변동성을 보완하는 데 유리합니다. 한국은 1997년부터 SMR 연구를 시작하여 초반 스타트를 빨리 끊었고, 현재 미국 기업들과 합작하여 시장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미국 SMR 기업 테라파워에 2억 5천만 달러를 투자하였고, 현대건설은 미국 홀텍과 협력하여 우크라이나 에너지 인프라 재건을 위한 SMR 건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뉴스케일파워는 루마니아에 77MW급 원자로 6기를 건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SMR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습니다. 바로 가성비입니다. 현재 기술로 SMR이 대형 원전과 같은 발전용량을 내기 위해서는 2배의 건설비와 2배에 가까운 발전비용이 필요합니다.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제품의 원가보다 가격이 낮아야 하고, 가격보다 제품의 가치가 높아야 합니다. SMR은 표준화와 대량생산을 통한 비용 절감 노력이 필요합니다.


2024년 6월 10일, 빌 게이츠의 테라파워가 와이오밍에서 소형 모듈 원전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테라파워는 안전과 환경에 대한 추가 보고서를 요구받아 착공 일정에 문제가 있었으나, 초기 건설공정은 핵과 무관한 시설이라며 공사를 착공했습니다. 테라파워는 2030년까지 공장을 완공하고 25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계획입니다. 와이오밍 주는 석탄발전으로 전력을 생산해왔으나, 고지대와 낮은 일조량으로 태양광 발전 효율이 떨어져 SMR 건설이 가능했습니다. 이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 20억 달러의 지원 덕분입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1144357.html


중국도 SMR에 속도를 내고 있어, 테라파워는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서두르고 있습니다. 중국은 2026년 상업 운전을 목표로 소형 모듈 원전 '링룽 1호'를 건설 중입니다. 미국은 우라늄 수입 의존도가 높아 러시아산 우라늄 수입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가격 때문입니다. 러시아산 우라늄은 미국산보다 훨씬 저렴하여 미국은 러시아 우라늄을 계속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테라파워는 센트러스 에너지와 함께 HALEU를 자체 생산하여 러시아 의존도를 낮추려 하고 있습니다.



빌 게이츠는 SMR에 진심입니다. 테라파워는 SK그룹과 HD 현대의 투자로 SMR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퍼시픽 콥 소유 유타주 화력발전소 부지에 2033년까지 2기의 SMR 건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도 시공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70여 종의 SMR 개발이 진행 중이며, 한국은 1997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2012년에 세계 최초로 표준설계 인가를 받았습니다.



SMR의 가성비는 아직 대형 원전보다 낮지만, IRA 보조금 덕분에 이번 프로젝트는 가성비가 나옵니다. 그러나 보조금에 의존하면 성장에 한계가 있습니다. 테라파워와 한수원이 2033년까지 5기의 SMR을 주문한 미국 전력회사 퍼시픽콥과 미드 아메리칸 에너지도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소유한 회사로, SMR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이 힘을 합쳐 진행하는 만큼 SMR의 미래는 밝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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