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1일 화요일

세계 최대 부동산펀드 SREIT의 환매 제한과 상업용 부동산 위기: 현황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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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REIT가 환매 제한을 선언한 상황에서 상업용 건물의 근황을 업데이트해보겠습니다. 상업용 부동산은 부동산 자체로 수익을 창출하는 자산을 말합니다. 부동산에서 돈을 벌지 못하면, 비싼 건물도 제값을 받지 못하고 철거비용이 필요한 시멘트 덩어리로 전락합니다. 상업용 부동산을 통해 수익을 내는 투자는 2016년경부터 활발하게 시작되었습니다. 투자자들은 자기 자본 일부와 대출을 활용해 상업용 부동산을 매입하고, 임대 수입 등으로 대출이자를 상환하며, 부동산 가치가 상승하면 매각을 통해 수익을 실현합니다.



오피스 빌딩의 경우, 공실이 적고 임차인들이 내는 임대료가 많아야 대출이자를 상환하고도 충분한 배당을 줄 수 있습니다. 저금리 시대에는 상업용 부동산이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내다가 부동산 가치가 오르면 큰 수익을 안겨주기 때문에 투자금이 계속 유입되었습니다. 이렇게 매수자가 많아지면서, 2021년 미국에서는 상업용 부동산의 가격이 24%까지 폭등했습니다. 하지만 연준이 금리를 올리면서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저금리 시대에는 4%의 임대수익률이 나쁘지 않았지만, 미국 국채가 5%를 넘어서면서 4%의 수익률은 매력적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자율 상승 문제 외에도, 2020년부터 재택근무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상업용 부동산 중 오피스 빌딩의 공실률이 증가했습니다. 재택근무는 오피스 빌딩의 공실률만 높이는 것이 아니라, 오피스 빌딩 주변의 식당, 쇼핑몰 등의 손님도 줄어들게 했습니다. 대출도 문제를 키웠습니다. 상업용 부동산은 보통 자기 자본 30~70% 정도 대출을 받아 구입하는데, 금리가 오르면서 대출금리가 빠르게 상승했습니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대출 평균 금리는 2021년 2.6%에서 2023년 6.7%까지 올랐고, 지금은 더 올랐을 것입니다. 상업용 건물 대출의 절반은 변동금리로,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도 따라서 올라갑니다.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았더라도, 만기에 연장하게 되면 금리가 올라갑니다.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은 공실이 늘어나고, 투자 자금 유입이 줄어들어 가격이 급락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에서 상업용 부동산에 대출을 가장 많이 해준 곳은 은행이며, 51%가 지방은행의 대출입니다. 무디스는 상업용 부동산에 많이 노출된 미국 지방은행 10여 곳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낮췄습니다. 상업용 부동산의 가치 하락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뉴욕, 홍콩, 상하이, 런던 등 세계 10대 도시의 평균 공실률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뉴욕은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26개 분량의 사무실이 공실이며, 홍콩의 랜드마크 청콩 센터도 4분의 1이 공실입니다.



한국은 재택근무가 별로 없어 공실 이슈는 크지 않지만,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금융회사들은 주의해야 합니다. 한국 금융회사들이 해외 부동산펀드로 투자한 규모가 74조 원이며, 이 중 50조 원 정도가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되었습니다. 이와 별도로 국민연금도 40조 원 정도를 투자했습니다. 오피스 빌딩은 재택근무 확대로 공실이 늘어나고, 쇼핑몰과 대형마트는 온라인 쇼핑 등의 소비 패턴 변화로 매출 회복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옐런 미국 재무 장관은 상업용 부동산 문제로 지방은행의 추가 합병이 예상된다고 발언했습니다. 한국 금융회사들도 몇 년 전부터 해외 부동산 투자를 많이 확대했으며, 이로 인한 문제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해외 부동산 투자는 초기에는 수익이 나는 경우가 많았으나, 2022년에 수익률이 꺾이고 2023년에는 0.74%로 하락했습니다. 평균 수익률이 0.74%라는 것은 많은 경우가 마이너스가 되었음을 의미하며, 2024년에는 평균도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 국채만 사도 5% 수익률이 나오는데, 1%도 안 되는 수익률에 원금 손실까지 터지고 있습니다. 한국 금융사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는 보험사들이 29조 원으로 가장 많고, 증권사들도 11조 원으로 적지 않은 규모입니다. 특히 증권사와 공제회 등에서는 문제가 커질 것 같습니다.



한국 5대 시중은행도 해외 부동산 투자가 20조 원 정도 있으며, 은행들은 대부분 안전한 1순위 투자에 집중하고 있어 위험이 비교적 적습니다. 그러나 후순위나 에쿼티로 들어간 증권사와 2금융권, 공제회 등에서는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할 것 같습니다. 2024년 2월 1일 파월의 기자회견에서 상업용 빌딩 문제에 대한 언급이 있었으며, 이는 앞으로 몇 년간 상당한 문제가 될 것임을 예고했습니다.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많은 지역 은행의 일부는 문을 닫거나 다른 은행에 인수될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의 증권사, 연기금, 공제회들이 가지고 있는 상업용 건물 투자에서도 계속 문제가 발생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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